전남대병원 의료진, 길가다 의식 잃은 80대 구해 신속 응급조치·현장 출동…극적으로 위험상황 넘겨

작성 : 본원 홍보실 / 2020-02-14 15:58

전남대병원 의료진, 길가다 의식 잃은 80대 구해 신속 응급조치·현장 출동…극적으로 위험상황 넘겨
 
“환자를 진심으로 걱정할 때좋은 의사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전남대병원 의료진, 길가다 의식 잃은 80대 구해 신속 응급조치·현장 출동…극적으로 위험상황 넘겨
 
그날 점심은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일을 보기 위해 바쁘게 지나갔다.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에 근무 중인 배성아 전임의도 마찬가지였다.
병원 근처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건너편에 할머니 한 사람과 딸로 보이는 여성이 서 있었다. ‘모녀인가?’ 무심히 그런 생각을 하며 횡단보도를 건너 두 사람을 지나쳐가는그 순간. 배성아 전임의의 귀에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 도와주세요!”
뒤를 돌아보니 아까 그 할머니가 쓰러져 있었다.
배성아 전임의는 12월 11일 국민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고 답했다. 그는 작년 11월 25일 오후 1시쯤 광주 동구 길거리에 심정지 상태로 쓰러진 80대 노인을 구했다. 배성아 전임의는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에서 심근경색, 협심증 등과 같은 심장 질환을 치료하는 전임의사. 말 그대로 길 가다가 환자를 만난 셈이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처음엔 진짜 그냥 넘어 지신 줄 알았다. 부축해드려야겠다는 마음으로 달려갔는데 할머니 상태가 좋지 않더라”며 “눈이 완전히 풀려있었고 몸에는 식은땀이 가득했다” 고 전했다. 할머니 목의 동맥을 재보니 심장이 멈춰있었다.
“119 불러주세요!!”
놀란 그는 옆에 선 사람들을 향해 외쳤다. 그리 고는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진행했다. 반응이 없었 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급해졌다. 다행히 근무하는 전남대병원이 인근에 있었다. 그는 옆에 있던 시민들에게 심폐소생술을 계속해줄 것을 부탁한 뒤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달려갔다. 환자 이동 침대를 챙기고 응급구조사, 응급의학과 의사에 게도 연락했다. 사건 발생 3분 뒤 세 사람은 현장에 돌아와 심폐소생술을 반복했다. 하지만 심장이 뛰지 않았다.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임용덕 응급 구조사와 박영훈 응급의학과 전공의도 1분 1초가 아까운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15분이 지나서야 119가 도착했다. 하지만 환자를 옮기는 도중에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아 보였 다. 세 사람은 그 자리에서 기관삽관술을 진행하 기로 했다. 길바닥에 선 채 라인을 잡고, 주사강심 제를 쓰고, 약물을 투여했다. 자동심장충격기로 계속 충격도 줬다. 이때까지도 할머니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30분이 넘게 길에서 심폐소생술을 반복했다. 이대로 끝나는 건가. 절망감이 들 즈음, 갑자기 할머 니의 심장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대략 35분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이들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심폐소생술을 해도 골든타임인 10분이 지나면 뇌사가 진행돼요. 그 이후에는 더더욱 돌아오기 힘들죠. 저도 사실 큰 기대를 안 했어요. 라이트 리플렉스(동공반사)를 하니까 큰 변화가 없었거 든요. 젊은 사람도 힘든데 80대 할머니가 정말 잘버티셨어요.”
“시민분들께 감사해요. 심정지 상태에서는 자동 심장충격기를 최대한 빨리 사용하는 게 중요한데 주변에 계시던 분들이 저희를 도와주셔서 신속하
“시민분들께 감사해요.
심정지 상태에서는 자동심장충격기를 최대한 빨리 사용하는 게 중요한데 주변에 계시던 분들이 저희를 도와주셔서 신속하게 할 수 있었죠.
모두 힘을 합쳐서 할머니를 살린거에요.”
게 할 수 있었죠. 모두 힘을 합쳐서 할머니를 살린 거에요.”
현재 할머니는 인공호흡기도 제거하고 스스로 식사를 할 만큼 빠르게 회복 중이다. 배성아 전임 의는 “할머니께 저 기억하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하시더라”며 “할머니 정말 천운이시라고 말씀드 렸다. 그때 제가 그곳에 있었던 것도 천운이고. 그러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라고. 참 보람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배성아 전임의는 멋쩍은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로 “좋은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의사가 돈 많이 벌고 멋있는 직업 같지만 사실 많이 힘들어 요. 오늘도 아침 스케줄 끝내고 10분 만에 밥 먹고 오후 1시부터 일하다 오후 8시가 돼서야 자리에 앉았어요. 잠도 잘 못자요. 그래도 환자분들 보면서 보람을 많이 느껴요. 환자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아파할 때 좋은 의사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사명감을 가지고 보람을 느끼는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국민일보 김지은 기자 기사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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